연애와 결혼은 좀 다르다. 연애는 좋은 감정, 즉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가 달라도 괜찮고, 나이, 경제력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국경, 종교, 사회적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말이 있었죠? 이런 관계는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결혼은 좀 다르다. 결혼은 두 사람의 공동생활을 전제로 한다.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각자 따로 살며 가끔씩 만난다. 가끔 만나서 사랑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고, 취미 생활도 함께 합니다. 그러나 결혼은 함께하는 공동생활이다. 우리는 한 방이나 한 집에서 함께 산다. 이렇게 함께 살다 보면 화장실 문제, 청소 문제, 음식 맛, 요리 문제 등 여러 면에서 각자의 성격이 충돌하게 된다. 그러므로 열정적인 연애 감정만으로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은 연애할 때 애틋한 감정이 생기면 결혼해도 잘 살겠다는 생각으로 결혼을 하지만, 실제로는 성격차이로 결혼한 지 몇 년 만에 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은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과 룸메이트가 방을 구해 함께 산다고 가정해 봅시다. 룸메이트와 함께 산다면 외모나 금전적 능력 같은 것이 중요한가요? 식사 의무를 정했다면 그것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청소 의무를 정했다면 그것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결혼은 가족관계의 확장이다. 부부만이 함께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배우자만 결혼하지만,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아버지가 나의 아버지가 되고, 배우자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가 되고, 나도 그 사람의 형제자매들과 관계를 맺는다. 부부는 서로 좋아해서 결혼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돈이 적거나, 신분이 낮거나, 외국인이더라도 무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걸 볼 이유가 없습니다. 부부 사이에는 좋지만, 서로의 가정사 때문에 힘들어서 결국 이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갈등보다 가족갈등으로 인한 이혼 사례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이처럼 결혼은 공동생활이자 가족관계의 확장이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이 사실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혼자 살아도 후회가 없을 거예요.